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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3 철학

철학

니체는 이렇게 물었다, 더 많이 일하면 행복해질까?
출처,원문: 21세기 민중자서전 '눈-길'

"노동은 극히 많은 신경의 힘을 소모하고, 성찰, 고민, 몽상, 걱정, 애정, 증오를 위해 쓰일 힘을 앗아간다. 그것은 항상 작은 목표를 겨냥하면서 수월하고 규칙적인 만족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끊임없이 괴로운 노동이 행해지는 사회는 보다 안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안전이 현재 최고의 신성으로서 숭배되고 있다." (<아침놀>에서)


니체에게 직업의 귀천이란 없다. 연봉은 숫자에 불과하다. 대신에 삶의 비천이 있다. 반복 할수록 즐거움을 잃는다면 그것은 노예의 노동이고, 할수록 힘이 솟고 계속하고 싶은 '놀이'라면 그것은 고귀한 노동이다. 삶은 매번 반복된다는 엄정한 사실을 직시해보면 이는 더없이 현명한 척도이다. 

삶은 행복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바란다. 누가 이를 견딜 수 있는가. 아침마다 새로워지는 창조적 단순성으로 살아가는 자 뿐이다. 마치 아이처럼 노동을 '놀이'로 즐기는 자는 기꺼이 말할 것이다.  


"몇 번이라도 좋다. 오, 끔찍한 생이여, 다시 한 번!"

한때, 세상을 사는데는 국,영,수가 최고인줄 알았다. 그러나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일 뿐이란걸 뒤늦게 알았다. 도덕이나 윤리, 철학은 그냥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얘기를 어렵게 한다고만 생각했다. 철학과를 가면 철학관을 하는 줄로만 알았다. 누구도 나에게 그런 것들은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알아보지도 않았다. 국영수가 제일 중요하고, 과학(인문과학은 과학이란 생각도 못했다)적 사실이 최고 라고 생각했었다.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생각하는 방법은 물론, 생각할 틈을 안주려고 한다. 철학을 가르친다는 선생님도 철학이 없었다. 왜 그땐 선생님말은 무조건 맞다고 생각했을까? 책에 써있는것은 모두 사실이라고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간혹 깨친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땐 그냥 다른세상 친구라고 무시해 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나름 철학적 사고를 한 적도 있었다. 철학적이란것으로 구분짓는것이 무의미하긴 하지만, 가끔 화장실에서 거사를 치르다가 내손을 보며 이게 왜 움직일까? 내가 뭘까? 나의 사고와 육체를 분리해 놓으면 어떤게 나인가? 둘다라면, 분리해서 존재할 수 있을까? 왜 살고 있는가, 산다는건 무엇인가? 죽는다는건 무엇인가? 지금생각해도 멍하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4차원의 세계로 나를 데려다 준다. 그러곤 화장실에서 나오면 다 잊어버렸다. 


철학이란 지금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과목이다. 다시 전공을 선택하라면, 철학을 꼭 선택할 것이다(?)라는것은 아니다. 꼭 학문적으로 완성해야할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사고하는게 모두 철학이 아닐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한다. 역사가 반복되듯이 주류적사고도 반복된다고 생각한다. 신기하게도 물리적 교류가 전혀 없었던 고대 시대에도 비슷한 시대에 비슷한 생각을 하시던 분들이 많았다. 모든 시대에서 근본적인 생각은 모두 비슷하다고 볼 수 도 있다. 어떻게 보면 시대와 환경은 바뀌나 사람만 순환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름데로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할 지는 모르나. 고도의 문명 사회나 초월한 사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간사회는 그냥 돌고 도는, 태어났기 때문에 본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로 공동체로 보여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돌고 도는 세상에서 먼저 생각했던 사람의 경험을 알고 시작하면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고 그 의견에 관한 비판적이나 동의적 사고에서 다시 한번 더 다양하고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위의 글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니체의 사고를 참고한 글이 가슴에 와닿는다. 하지만 단순한 공감으로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결국 자기 철학이 될 수도 없고 감동을 줄 수도 없다. 누군가는 니체는 대단한 사람이고 그 사람의 사고를 인용하는 사람은 인용자일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위대한 철학자도 단지 먼저 태어나서, 먼저 그 생각을 골몰히 해서 유명세를 탄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노력이 절대 쉬운것은 아니지만 선점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완전히 새로운 생각이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지만, 존재하는 생각들을 또 다른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해체하고 조합하는 능력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생각은 자기 자신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의 위대한 생각도 내 생각과 다를 수 있고, 달리 생각할 권리도 있고, 인간본위의 옳고 그름은 있을 수 없다. 그 속에 갇히면 그 것이 최고로 보이지만, 그건 그속에서 보기 때문이다. 나름데로의 가치관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연한 사고는 그에 우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