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과 취미사이

나는 앞으로 뭐 해먹고 사나?
출처,원문: 애자일이야기


*좋아하는가?
다른 일을 하다가 힘들어서 쉬고 싶을 때,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 기분이 왠지 울적할 때, 하기 싫은 일을 하다가 진절머리가 날 때 당신은 자발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일의 성패와 상관없이 하고 나면 기분이 유쾌해지고 살아있는 기분이 들던가요? 그걸 하면서 몰입하게 되나요? 누가 돈을 주지 않아도, 아니 심지어는 내가 돈을 내고서라도 그 일을 하고 싶은가요?

*잘하는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시작했는데 당신은 훨씬 진도가 빠르고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 있었나요? 남들에게서 그 일로 찬사나 칭찬을 받아본 적이 있나요?

*지속가능한가?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 중에서 남들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 일로 남들에게서 감사를 받아본 적이 있나요? 그 일을 남들에게 가치있는 형태로 변환(번역)할 수 있나요?

좋은 글이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좋아하고 잘 하고 지속가능한 일을 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내용에 따르면 '좋아하고 남들에게 인정을 받고 남들에게도 가치가 있는 취미활동을 하며 먹고 살아라' 인듯한데, 언뜻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취미로 하는 것은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우며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인해 즐길 수 있게된 것들이 많다. 먹고 살만 하니까 하는 것이다. 인적사항을 조사하는 항목에 대부분 취미,특기란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항목을 적는다. 이런 분야에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받고 지속가능할 것 같아서 업으로 전향한다면, 지금의 경쟁구도에서도 특히나 문이 좁은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특히 문화적인 분야는 더욱 그렇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사진,음악,영화만 보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한번씩 꿈을 가지다 일찌감치 포기해버리거나 무수한 경쟁속에 시들어져버리거나, 안전한 취미라는 활동으로 자위해버린다. 물론 취미로 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한때 인생목표에서 10년주기로의 직업변경을 꿈꿨다. 10년동안 꾸준히 하루에 몇시간씩만 투자하면 직업을 바꿀정도의 실력이 쌓일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을 지금이 아니면 해보기 힘들 것이라 생각해서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연? 그것만 하루종일 하는 사람들과 경쟁이 될까? 인적 네트워크, 현장에서의 노하우, 정보의 양과 질, 나이먹음에 따른 가치하락등 점점 더 경쟁에서 도퇴되어 갈 것이고, 특정 직종외에는 진입장벽이 너무 클것이라는 생각에 숨이 턱 막혔다. 자원기반경제의 개념이 진정 현실이 될때는 가능 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죽기전까지 근본적인 변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여기에 어떤 질문을 더 포함시켜야 하는가?

*어느정도 타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가?
*노력해서 좋아하는 일로 만들 수 있는가?

다른 대안으로 현재 하고 있는일을 적절한 동기를 부여하고, 일정한 양의 일을 양질의 컨디션으로 하는등의 방법으로 상기 항목에 맞춰 볼 수도 있다. 다만 과도한 시간적, 정신적 착취를 당하는 직업군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꼭 좋아하고 인정받는 일만 가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필요하고 어느정도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순수하게 좋아하며 할 수 있게 뒷받침해주는 일도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그리고, 첫번째 질문 '좋아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볼 것을 권한다. 그 일 자체를 좋아하는 건지(또는 좋아 할 수 있을지, 해보기 전에는 확실히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일에 수반되는 보상-타인의시선,칭찬,우월감 등-을 좋아하는지를 말이다.


너무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여 환상만가지고 직업을 쫓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정리해 본다.